최근 들어 20대의 신장암 발병률이 늘어났다며 전문가들이 주의를 당부했다. 건강보험심사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신장암으로 내원한 환자는 3만9165명으로 2018년(3만563명) 대비 28% 늘었다. 이 중 20대 환자는 58%에 달한다. 의료계에서는 이런 결과와 관련해 식생활 서구화에 따른 비만이나, 고혈압, 흡연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신장암은 다른 암에 비해 생존율이 높고 발병 빈도가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복막 뒤쪽에 있어 초기에 증상을 느끼기 쉽지 않다. 혹이 커진 후에야 측복부 종물이나 통증, 혈뇨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침묵의 살인자'로도 불린다.
신장에 암이 생기면 몸속 노폐물의 축적과 전해질의 평형이 깨져 식욕 저하와 부종, 단백뇨 등 신부전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신장은 프로스타글란딘 등 여러 물질을 분비하는데 암이 생기면 이런 것들의 분비가 과다해져 고칼슘혈증, 고혈압, 적혈구 과다증, 간 기능 저하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신장암 발병 원인으로는 흡연과 비만이 관련도가 높은 편이다. 담배의 주요 성분인 니코틴은 혈액 속을 돌며 유전체에 손상을 입히고 세포 대사 과정을 방해해 암 전 단계 세포의 성장과 전이를 촉진한다. 비만은 체내 에스트로젠 호르몬의 농도를 상승시키고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IGF-1)의 체내 활성을 증가시킨다. 이는 세포 증식과 분열을 유발해 암 발병률을 높인다.
이외에도 고혈압, 기존 신장 질환, 가족력 및 유전적 요인 등이 있다. 특히 가족력이 있으면 신장암 발병 위험도는 4~5배 증가하고 유전적 요인도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장암은 크기가 4cm 미만으로 작은 건 대부분 부분 절제술을 하고, 그 이상의 크기는 신장 전체를 제거하는 근치적 신장절제술을 시행해야 한다. 다른 부위로 전이된 경우 원발종양과 전이종양 절제술을 할 수도 있다. 그 이상인 경우 조직검사 후 종양의 형태를 파악해 표적치료제나 면역 치료제를 사용한다.
다만 신장암은 초기에 발견 시 완치율이 98% 정도로 예후가 좋은 것으로 보고돼있다. 일정 크기 이상으로 증가하기 전까지는 전이가 매우 드물어서다. 하지만 중·말기에 발견되면 다른 암과 비교 시 예후가 더 좋지 않고 전이가 된 4기 신장암은 완치율이 10% 대로 급격하게 떨어질 수 있다.
박종연 강릉아산병원 암센터 비뇨기암팀 교수는 "신장암은 과거 측복부 종물, 측복통, 혈뇨 등 주로 증상에 의해 발견돼 암이 진행된 경우가 많았다"며 "최근에는 대부분 종합검진 초음파 검사나 다른 원인으로 시행한 복부 컴퓨터 사진(복부 CT)에서 우연히 발견되는데, 초기 증상을 알아채기 어려운 만큼 주기적인 건강검진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장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금연 및 규칙적인 운동으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충분한 과일과 채소 섭취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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